와인에 어울리는 요리

정윤희 기자 | 기사입력 2011/07/11 [15:12]

와인에 어울리는 요리

정윤희 | 입력 : 2011/07/11 [15:12]
몇 년 전부터 우리 사회에 불고 있는 웰빙 열풍으로 식품소비의 고급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지속된 와인시장의 급성장으로 천연치즈의 시장규모가 크게 증가했다. 한국와인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수입한 와인금액은 지난 2005년 6600만 달러로 5년 전 2000만 달러에 비해 3배 넘게 증가했다.
 
▲     © 정윤희

와인과 치즈 이야기
 
이철형 와인나라 대표는 “와인과 치즈는 둘 다 발효식품으로, 궁합이 잘 맞는 편”이라며 “와인나라의 경우도 와인 매출 증가와 맞물려 고급 천연치즈 매출도 15% 정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윤여창 건국대 축산식품생물공학과 교수는 “천연치즈는 첨가물 없이 오랜 시간 숙성시켜 맛과 향이 좋고 우유의 10배 정도 되는 칼슘이 농축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만큼 웰빙 트렌드와도 어울리는 고급식품이라는 얘기다.
 
 치즈와 와인은 역사적으로나 만드는 방법으로나 너무나 유사해서 가장 좋은 음식의 동반자라고도 한다. 음식과의 매칭과 마찬가지로, 치즈와의 매칭에 있어서도 두 가지의 방법이 따른다. 그러나 전 세계인이 가장 선호하는 방법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와인과 치즈를 함께 먹는 것이다. 오래전부터 레드 와인은 치즈의 가장 좋은 파트너라고 여겨왔으나, 화이트 와인이나 디저트 와인들이 훨씬 더 좋은 매칭을 이룬다. 첫번째 매칭 방법은, 성격이 같은 치즈와 와인을 고르는 것이다. 
 
 예를 들면, Beaujolais 와 같은 어린 fresh wine은 그와 비슷한 성격인 pecorino, fresco, banon과 같은 young, fresh cheese와 잘 어울린다. 그와 반대로 barolo와 같이 숙성된 와인은 aged provolone 치즈같이 숙성된 치즈가 좋다. 향이 가득하고 full body의 와인인 rioja나 호주의 shiraz는 maroilles, gaperon, cabrales 같은 강한 치즈와 궁합이 맞는다. 와인의 산도와 탄닌 성분은 치즈 선별 방법을 결정짓는다. 산도가 높거나 탄닌이 있는 와인들은 creamy한 치즈와 어울린다. 물론 이것이 모두 개개인의 취향에 맞을 수는 없지만, 한번쯤 매칭시켜 볼 만하다. 
 
 같은 지역에서 나는 치즈와 와인을 매칭시키는 것이 두번째 방법인데, 이것은 오랜 세월을 두고 그 지역에서 계속 즐겨왔다는 이유로 일반화된 사례이다. 예를 들면 Loire 계곡의 염소 치즈들은 화이트 와인인 Sancerre 와 매칭되며, Alsace 지방의 Munster cheese는 Gewurztraminer와 콤비를 이룬다. 특히 달콤한 화이트 와인은 blue cheese와 궁합이 맞는데 이것 또한 프랑스에서 Roquefort cheese와 Sauternes을 즐겨 먹어왔고, port wine과 stilton cheese를 즐겨 먹어왔던 전통에서 온 방법이다.
 
삼겹살, 와인과 만났다!
 
 삼겹살이 우리 국민에게 주는 의미는 깊다. 삼겹살 한 점에 사랑을 나누고, 삼겹살을 안주 삼아 소주를 나누면 그 진한 향내처럼 깊은 우정이 싹튼다. 가정에선 이런 기쁨을 삼겹살 파티로 나눈다. 바쁜 생활로 모이기 힘든 가족을 한데 모으는 힘을 삼겹살은 지니고 있다. 또한 다가오는 황사철에는 황사 속에 섞인 중금속 배출을 돕기 때문에 삼겹살을 3~4월에 그 인기를 더한다.
 
 남녀노소가 즐겨 먹는 삼겹살은 구하기도 쉬우며 머리를 맞대고 한데 구워먹기 때문에 정을 나누기 좋으며, 와인은 존재만으로도 파티의 분위기를 한층 업그레이드 시켜주고, 향과 맛으로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와인의 향미를 최대한 살리면서 재밌게 삼겹살을 즐기는 방법에는 삼겹살을 굽기 전에 와인에 듬뿍 찍어 굽는 방법과 그냥 삼겹살을 구워 와인과 함께 즐기는 방법이 있다.
 
 삼겹살과 함께 즐기면 좋은 와인은 삼겹살 고유의 맛을 해칠 수도 있기 때문에 맛이 강한 와인은 피한다. 자연스럽게 향미가 어우러지는 것이 좋으며 삼겹살의 기름기로 인한 느끼함을 와인의 깔끔한 맛으로 가시게 하기 위해 진한 맛의 와인보다는 엷은 맛의 와인이 좋다.
 
 대표적인 와인으로는 칠레와인인 35사우스를 꼽을 수 있다. 35사우스의 탄닌 즉 떫은맛은 삼겹살의 지방 분해를 도와주며 풍부한 과일향과 맛이 삼겹살의 비린내를 없애주고, 느끼함을 가시게 한다. 또한 알코올 성분이 삼겹살의 육질을 더욱 부드럽게 해 인기다. 또한 35사우스는 와인에 사용된 포도의 품종에 따라 3종류가 있는데, 각각 향미가 다르므로 취향에 맞게 선택해 즐길 수 있다.
 
 삼겹살을 먹으며 ‘살’ 걱정을 덜 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35사우스 까베르네 소비뇽이 매콤한 후추향과 충부한 과일향으로 냄새 제거를 원하는 이들에게는 35사우스 까르미네르가 좋다. 그리고 와인의 달콤 쌉사름한 맛을 좋아하고, 와인의 성분으로 인해 삼겹살의 부드러워진 육질을 느껴고자 한다면 35사우스 멜롯이 삼겹살의 진미를 배가 시킨다.

 
  와인주문하는 법 
 
만약 와인에 관해 아주 초보자이라면, 자신이 좋아할 만한 와인을 선택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와인의 종류, 브랜드명, 라벨, 가격 등의 보고 알아야 할 것이 많다. 많은 사람들이 레스토랑에서 와인을 주문하는 것을 꺼린다. 왜냐하면 와인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는 상태에서 와인에 대해 제대로 물을 수도 없기에 자신들이 원하는 스타일의 와인을 주문하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심지어는 와인 종류의 이름을 제대로 발음하였는지도 걱정이 되기 때문이다.
 
①미리 주문할 와인을 생각해 둬라
 
먼저 얼마짜리 정도를 주문할 것인지 생각해 두면 좋다. 이것이 선택의 폭이 좁혀지게 되고 가격을 보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화이트 와인인지 레드 와인인지 결정해야 한다. 이것이 개인적인 취향과 어떤 음식을 먹을 것인지에 따라 다른 이유이다. 만약 여러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다면 두 가지 와인을 주문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샤도네와 까베르네 정도가 무난하다.
 
②웨이터에게 물어보라
 
고급스런 레스토랑에서는 좋은 와인들이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고 웨이터들은 와인리스트에 있는 와인을 꽤 많이 알고 있기 때문에 메뉴와 어떤 와인이 잘 어울리는지도 알고 있다. 맛의 취향과 얼마짜리를 원하는지 어떤 음식을 먹을 것인지를 이야기 해주고 조언을 구하는 방법도 좋다.
 
③관습/의식에 의해 당황하지 말자
 
와인을 주문하고 나면 웨이터는 와인 병을 테이블로 가지고 와서 주문한 와인인지를 확인시켜 주기 위해 와인 병의 라벨을 보여준다. 그리고 나면 웨이터는 병의 콜크 마개를 오픈하고 콜크 마개를 보여준다. 와인의 맛을 보게 하기 위해 약간의 와인을 글라스에 따라 다른 사람에게 와인은 따르기 전에 소량의 와인을 와인잔에 부어 맛을 음미하도록 한다. 맛이 괜찮다면 고개를 끄덕이는 제스처를 취하면 웨이터는 다른 사람에게도 와인을 따라준다. 

  스테이크, 로스트 비프와 양고기
 
붉은색 소고기와 양고기는 드라이한 레드와인이 잘 어울리는 것은 자명하다. 까베르네 소비뇽, 피노 누아 와 쉬라등이 추천할 만하다. 이태리 토스카나와 피드몬트 지역에서 생산되는 바롤로(Barolo), 부르넬로(Brunello), 끼안띠(Chianti) 등도 붉은 육류와 맛이 잘 어울린다.
 
해물류와 생선
 
생선은 일반적으로 거의 대부분이 화이트 와인이 어울리는데, 드라이하거나 상쾌한 맛의 화이트가 권장할만하다. 상세레와 로어의 뮈스까데는 특별히 굴 요리와 잘 어울린다. 신선하고 드라이한 느낌을 주는 오래곤이나 알자스 지역의 피노 그리나 이와 비슷한 이태리의 피노 그리지오 또한 생선과 해물류에 뛰어난 궁합을 보여준다. 레드 와인을 잘 선택한다면 생선과도 잘 어울릴 수 있다. 와인이 포도맛이 강하고 탄닌산이 적은 보졸레나 캘리포니아 혹은 오레곤의 피노누아 정도이면 고등어나 등푸른 생선과 같은 기름지고 풍부한 맛을 내는 생선류, 연어나 참치와도 아주 잘 어울린다.
 
흰살 육류(닭고기, 돼지고기, 송아지고기)
 
흰살 육류가 화이트 와인과 잘 어울린다는 원칙을 가지고 이야기 한다면, 닭고기나 돼지고기나 송아지고기는 좀더 풍부한 맛의 화이트 와인이 좋은데 대부분이 샤도네와 피노 블랑이 가장 잘 어울린다. 비록 닭고기가 화이트와 잘 어울린다고 하지만, 만약에 닭고기가 그릴에서 구워졌거나 로스트형식으로 볶아졌다면 레드 와인이 아주 훌륭한 맛의 조화를 내는데 특히 과일맛이 강한 진판델이나 멜로가 아주 좋다. 송아지와 닭고기는 섬세하고도 풍부한 맛을 내는 화이트 버건디(샤도데)를 권하고 싶지만 사실 모든 화이트와인과 잘 어울리는 편이고 보졸레의 레드 와인이나 이태리의 돌체또가 좋은 맛을 준다.
 
‘와인과 음식의 조화’ (저자 로빈갈)에서 일부 발췌


 
  • 도배방지 이미지

와인 관련기사목록
광고